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하루가 시작됐다
퇴직을 실감한 건 사직서를 낸 날이 아니었다.아침에 눈을 떴는데,휴대폰이 조용했다.출근 시간에 맞춰 울리던 알람도,“부장님, 이 건 어떻게 할까요?”라던 메시지도 없었다.그날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아, 이제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구나. 퇴직은 공식적인 절차로 끝난다.서류를 정리하고, 명함을 반납하고,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관계는 그렇게 정리되지 않는다.처음 며칠은 연락이 온다.고생 많았다는 말, 언제 한 번 보자는 약속.그러나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그 약속은 조용히 사라진다. 회사에서는 늘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했다.판단을 물었고, 결정을 기다렸고, 책임을 나눴다.나는 그 역할 안에서 단단해졌다.그런데 그 역할이 사라지자이상하게도 능력까지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우리는 퇴직을 경제적인 사건으로만 생..